5월 3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은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4.8% 올라 2008년 10월(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김연정 객원기자

4월 물가가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물가는 고금리·고환율과 함께 ‘3고(高)’ 복합 위기로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3일 통계청은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보다 4.8% 올라 2008년 10월(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월(4.1%)에 이어 두 달 연속 4%대 고물가 행진이다.

국민이 많이 소비하는 쌀·라면·달걀·생리대·마스크 등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5.7%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8월(6.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그만큼 국민 물가 고통이 심했다는 뜻이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품목 중 석유류가 1년 전보다 34.4% 올라 상승 폭이 특히 컸다.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며 국제 원유 공급이 막힌 영향이 컸다. 원유와 직결된 전기·가스 항목도 1년 전보다 6.8% 상승했다.

세계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며 글로벌 식량 물가가 급등하자 국내 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4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9% 올랐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밀가루(16.2%) 가격이 1년 전보다 뛰었고, 밀가루가 들어가는 국수(29.1%)·시리얼(13.2%)·라면(10.6%) 등 가격이 대폭 올랐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올해 초부터 진행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한층 심화되는 상황”이라며 “올여름 이후 하반기에는 현재 물가 상승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