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5.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높인 법인세 최고 세율(25%)을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획재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오는 7월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이전인 22%로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최고세율이 인하되면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세법 개정안은 9월 정기 국회에 제출 예정이고,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18일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큰 방향에서 (법인세 최고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며 “아직 구체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7월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덜어줘서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민간 주도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차원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추후 여러 안이 보고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1990년 이후 27년 만에 22%에서 25%로 높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21.5%)보다 높은 수준이다.

당시 투자 유치 차원에서 미국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14%포인트나 내렸고, 영국·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법인세 인하 경쟁이 벌어지던 상황이라 한국만 역주행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금 부담이 늘면서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2018년(-2.3%), 2019년(-7.5%) 두 해 연속 뒷걸음질 쳤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각각 전년보다 13.9%, 24.2% 급증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OECD나 주요 경쟁국 대비 우리나라 세율이 높고, 조세 경쟁력도 좋지 않다는 측면에서 법인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했고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세제실에서 검토 중인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안에는 추 부총리가 2020년 7월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20%로 인하’도 있다.

다만 법인세 최고세율이 감소하면 수조 원 규모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한 점은 기재부에 부담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19년 신고 법인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20%까지 인하하고 과표 구간을 단순화할 경우 법인세수는 연평균 5조7000억원, 5년간 28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5년간 평균 법인세수는 65조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