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버티기 어렵다며 편의점 본사와 협의해 심야에 물건을 올려 받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무인·유인 안내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임금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과 물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반 상승하는 ‘나선효과(spiral effect)’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임금(5인 이상 사업체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7.6% 올랐고, 이 여파로 2분기 소비자물가가 0.3%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물가 상승률은 5.4%였는데 만일 1분기 임금이 동결됐다면 5.1%로 낮아졌을 것이라는 뜻이다.

나선효과는 임금 상승의 물가 기여도를 통해 확인된다. 작년 1분기 물가 상승률(1.4%)에서 2020년 4분기 임금 인상의 영향(기여도)은 0.07%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1년 3개월 만에 4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지난 1분기 임금 상승률은 2018년 1분기(8.1%)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1분기 평균 임금 상승률(4.2%)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통상 연초에는 성과급 지급 등으로 임금 상승률이 큰 편이지만 최근에는 물가 상승 기대심리까지 겹쳐 1분기 임금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임금 인상은 비용 증가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에 부담을 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임금이 1분기 수준으로 계속 오르고 이를 기업이 전부 흡수할 경우 전(全) 산업 당기순이익이 18.5조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면한 가장 큰 경제 문제가 물가인데, 임금 인상으로 물가가 오르는 상황은 물가 인상 국면에서 가장 나쁜 시나리오”라며 “그런 현상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