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0.4%로 나왔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최근 전망한 시장전망치(1.0%)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이 같은 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8.3%를 정점으로 2분기 7.9%, 3분기 4.9%, 4분기 4.0% 등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 왔다. 올해 1분기 4.8%로 반등했지만, 이후 상하이와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도시를 코로나 방역 조치로 대거 봉쇄하면서 경기가 큰 폭으로 꺾였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한 5.5% 성장률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5일 밤 중국 상하이 징안구의 한 주거 지역 인근 거리에서 의료인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한 남성의 검체를 체취하고 있다. 두 달 넘게 봉쇄됐던 상하이에서 노래방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도시 전체 차원의 코로나19 전수 검사가 진행되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유가와 구리가격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세계 경기침체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브렌트유는 장중 5.1% 급락하며 배럴당 94.5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장중 전날 마감가보다 5.4% 떨어진 90.56달러에 거래됐다. 두 유종 모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날인 2월23일 종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한 달 전인 6월 초만 해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130달러선까지 치솟았지만, 미국 등 각국이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빅스텝·자이언트스텝·울트라스텝을 단행하면서 수요가 꺾이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높은 유가가 부담스러워 적극적으로 수요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국제 유가 90달러대 하락, 경기 선행지표 ‘닥터 코퍼’ 33% 폭락

EIA(미국 에너지정보청)의 미국 주간 석유데이터에 따르면 7월 1주차 미국 휘발유 수요는 하루 806만 배럴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3.2% 줄었다. 직전 5주치 평균(903만 배럴) 대비로도 11% 급감했다. 휘발유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인데도 이 정도 수치가 줄어든 것은 ‘수요 파괴’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시장 전문지 더쇼크리포트(The Schork Report)의 스테판 쇼크 에디터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최고의 경제 지표인 원자재 가격이 모두 붕괴되고 있다. 경제가 진통을 겪을 것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에 달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한층 심화하면서 소비가 꺾이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미국 LA 인근 잉글우드 유정에서 원유를 시추하는 모습./AFP연합

주요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돼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로 불리는 구리 선물 가격은 올 3월 초 고점 대비 현재 33% 하락한 상태다. 14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톤(t)당 7170달러에 거래되며 매일 신저점을 경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