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비자가 온라인몰에서 국내 상품을 구입하는 ‘해외 역(逆)직구’가 지난해 4000만건을 넘어 2014년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쇼핑이 늘어난 데다, K팝·영화·드라마 등으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일본 등을 중심으로 화장품 구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관세청은 분석했다.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청 관계자가 업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17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역직구 건수는 4049만7000건으로 1년 전보다 1.5배로 늘었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1319만8000건)과 비교하면 3배로, 2014년 첫 집계(38만건)에 비해서는 106배로 늘어났다. 금액도 급증해 지난해 17억4519만달러로 2020년(11억9013만달러)의 1.5배가 됐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 소비자들의 역직구가 2074만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685만여 건), 싱가포르(346만여 건), 미국(219만여 건) 등 순이었다.

2019년까지는 해외 역직구 1위가 중국이었는데, 한류 열풍에 따른 해외 역직구가 일본을 중심으로 늘면서, 2020년부터 2년 연속 일본이 1위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화장품(974만4000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전자기기류(281만4000건), 플라스틱류(220만5000건), 의류(202만건) 등의 순이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K팝 CD 등 전자기기류와 방탄소년단 등 인기 그룹의 굿즈(기획상품)를 포함한 플라스틱류 역직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일본의 오픈마켓 ‘큐텐재팬’ 1월 집계에 따르면, 화장품 판매 상위 10품목 가운데 7개가 한국 브랜드의 마스크팩, 기초화장품 등이다. 미국의 경우 화장품과 함께 K팝 열풍으로 음반 구매가 크게 늘어 역직구 건수가 작년 219만3000건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72만9000건)의 3배가 됐다.

국내 소비자가 온라인몰을 통해 해외 제품을 사는 ‘해외 직구’도 지난해 8838만건으로 2020년(6357만여 건)에 비해 39%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4298만여 건)의 2배를 넘는다. 해외 직구 건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101만건)의 88배에 달한다.

해외 직구 금액은 작년 46억5800만달러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31억4300만달러)의 1.5배로 불었다. 품목별로는 건강식품 직구 건수가 1537만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전제품(1332만여 건), 의류(1137만여 건), 가공식품(776만여 건), 신발(432만여 건), 화장품(406만여 건) 등의 순이었다. 가전제품은 2019년까지 해외 직구 3위 품목이었으나 2020년부터 2위로 올라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청소기, TV 등 해외 직구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