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본사 전경. /신한은행 제공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은행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5일 은행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제주은행이 8.68%오른 1만19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은행주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신한지주(8.38%), 하나금융(7.19%), KB금융(6.73%), 우리금융(4.20%)도 4% 이상 크게 뛰었다. 기업은행(2.77%), DGB금융(2.71%), JB금융(2.91%) 등도 상승 마감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7.48% 급등했다.

은행주는 시가총액이 큰 데다 어지간한 호재에도 상승 폭이 크지 않아 ‘무거운 주식’으로 통한다. 배당률이 높은 특징이 있어 통상 12월 배당락일을 앞두고 주가가 상승했다가 1월에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달 28일 배당락 발생 이후 급락했던 주가가 6거래일 만에 회복됐다. 신한지주는 배당락일 이후 지난 1일까지 8.7% 하락해 3만42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5일 3만9450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7.5% 하락했던 KB금융도 최근 3거래일간 13% 상승해 5일 5만3900원을 기록했다. 배당락일 전보다 더 오른 것이다.

연초에 은행주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올해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대출·세제·청약은 물론 전매 제한과 실거주 의무까지 완화하는 광범위한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고, 서울·경기의 규제지역 완화 지역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에서 70%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올해 장기적인 은행주 향방을 두고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주가 완전히 회복하려면 먼저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어야 하고, 경기 침체에 따른 은행의 건전성 훼손 및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수신 경쟁력과 규제 완화로 대출 성장률 회복이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