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식료품점에 지난달 말 붙어 있는 구인 안내문. /AP 연합뉴스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가 높은 기준금리 등 강력한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6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취업자 수(농업 제외)는 전월보다 22만3000명 증가했다. 25만6000명이 늘었던 11월보다는 증가 폭이 작아졌지만, 블룸버그가 설문한 전문가 예상치(20만명 증가)를 뛰어넘는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경기 침체 조짐과 몇몇 대기업의 인원 감축에 취업자수 증가세가 꺾이고 있긴 하지만 예상보다는 증가 폭이 컸다”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3.5%로 전월(3.6%)보다도 낮아졌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였던 코로나 직전과 같은 수준이다. 고용 상황이 이처럼 좋게 유지되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가능성이 작아진다. 경기 침체를 걱정할 이유가 사라질 뿐 아니라 임금이 올라가고 소비가 늘며 물가를 끌어올릴 위험까지 있어서다. 이날 함께 발표된 평균 시급은 전년 동월보다 4.6% 올라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보고서 발표에 앞서 연준 인사들은 침체를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5일 CNBC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확실히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확인할 때까지는 기준금리가 연 5%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2024년에도 기준금리가 5%보다 높아야 하느냐는 질문에도 “내 의견은 그렇다”고 답했다.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연 4.5%인데 더 끌어올린 뒤 올해 내내 내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물가를 목표만큼 낮추기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이 참고하는 물가지표인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2%)보다 2배 이상 높은 5%대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