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15시간도 근무하지 않는 일자리를 가진 취업자가 지난해 158만명에 육박,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하루치 임금을 더 지급하는 것)을 줘야 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 등으로 초단시간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공공 일자리 등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가운데 주 15시간 미만 일한 근로자는 2020년보다 6만5000명이 불어난 157만7000명이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다. 2013년부터 10년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자 가운데 이런 초단시간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5.6%로 역대 최대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80만2000명으로 50.9%를 차지했다. 이어 20대 이하(21.9%‧34만5000명), 50대(11.7%·18만4000명), 40대(9.2%·14만6000명), 30대(6.3%·10만명) 등의 순서였다. 60세 이상과 15~29세는 1년 전에 비해 6만2000명, 1만7000명 늘어났는데, 50대(-3000명), 40대(-4000명), 30대(-7000명)는 모두 줄었다.
60세 이상 초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난 이유는 잡초 뽑기 등 세금으로 만든 단기 노인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 큰 이유다. 15~29세의 경우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주 15시간 미만 아르바이트 채용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모(26)씨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7시간씩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씨는 “작년 초 대학 졸업 후 평일에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번다”고 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업주들이 단기 고용을 선호하고 있고, 대학생 등이 이런 자리로 몰려드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