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24 회계연도 예산안 관련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 준비제도(연준)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지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밤사이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23일 국내 증시도 소폭 하락 출발했다.

옐런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과 관련해 어떤 것도 논의하거나 고려한 바가 없다”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최근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사태의 여파를 막기 위해 예금보장대상이 아닌 무보험 예금에 대해서도 보호 방침을 밝히는 등 대응에 나섰다. 옐런 장관도 지난 21일 미국은행연합회(ABA) 콘퍼런스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취한 조치(SVB 등에 대한 무보험 예금 보장)는 특정 은행이나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더 넓은 미국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며 “소규모 은행이 예금인출 사태를 겪어 이것이 전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밝혀 이를 ‘모든 예금에 대한 보장’으로 해석한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날 옐런 장관은 “은행 사태가 연쇄적인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으로 표상되는 시스템 위기로 간주할 때에야 FIDC가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것을 허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괄적 보험 도입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이번 은행 파산 사태에 대해 은행 경영진들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옐런 장관은 “이것은 중요한 책임의 문제이며 이를 위한 법제화에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며 “파산한 은행의 주주와 채권 보유자는 정부의 보호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옐런 장관의 발언에 뉴욕 증시에서는 금융주와 부동산주가 크게 빠지면 주가가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49포인트(1.6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5.90포인트(1.65%),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0.15포인트(1.60%) 밀렸다.

국내 증시는 장초반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1% 미만 하락 출발했으나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7% 하락한 2409.96, 코스닥은 0.24% 상승한 815.18를 기록하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