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 /뉴스1

한국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업이 휘청이면서 수출이 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무역수지도 13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3.6% 감소한 551억3000만달러, 수입액은 같은 기간 6.4% 줄어든 59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49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이 월간 기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또 무역수지 적자도 13개월 연속 이어졌다. 이는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 이후 25년 9개월 만이다. 올해 1~3월 무역적자(224억달러)는 이미 작년 한 해 적자(477억9000만달러)의 절반 가까이 채웠다.

수출 감소는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최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는 영향이 크다. 3월 반도체 수출액(86억달러)은 제품 가격 급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급감하면서 8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IT제품 등 세트 수요 위축에다 K반도체 주력인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디스플레이(-41.6%) 등 IT품목, 석유화학(-25.1%)·철강(-10.7%) 등 중간재 품목 수출도 감소했다. 다만 자동차(64.2%)·이차전지(1.0%) 등 자동차 관련 품목 수출은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 급증의 영향을 크게 받은 중동(+21.6%)과 미국(+1.6%) 등에 대한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33.4%),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21.0%) 등에 대한 수출은 급감했다. 중국과 아세안 내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이 세계 경제 둔화 등의 요인으로 수출입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는 점 또한 중국, 아세안으로의 수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수출 규모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550억달러대를 회복했지만 수입액이 더 커 흑자로 반등하지 못했다. 다만 무역 적자의 폭은 올해 1월(-127억달러)과 2월(-53억달러)에 이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에너지의 수입액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차츰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수입은 전년동기보다 6.4% 감소한 597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원유(-6.1%), 가스(-25.0%) 등 에너지 수입이 11.1% 감소한 데 이어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도 줄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무역수지는 4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 1월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정부는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서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와 함께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수출회복을 위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