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7만명 가까이 늘고, 실업률은 3월 기준 역대 최저치(2.9%)를 기록했다. 그러나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제조업 고용은 3개월 내리 줄었고,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속 빈 고용’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12일 통계청의 ‘고용 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는 282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6만9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6월(84만1000명)을 정점으로 9개월 연속 둔화되다가 지난달 반등했다. 고용률(62.2%)은 198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3월 기준으로 최고치였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고용 훈풍’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제조업 일자리는 올 1월(-3만5000명), 2월(-2만7000명)에 이어 3월(-4만9000명)에도 석 달 연속 줄었다. 박윤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 일자리는 수출로 창출되는데,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제조업의 일자리 상황도 개선되기 어렵다”고 했다.

취업자 수 증가를 주도한 것은 ‘60세 이상 여성’이다. 성별·연령을 합칠 경우 ‘60세 이상 여성’ 취업자 증가 폭이 29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커지면서 60세 이상 여성의 일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성·60세 이상 위주로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이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최근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는 고령층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분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라고 했다.

한편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전년 동월 대비)로 2021년 5월(5%)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9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었고, 2월(6%)에 비해서는 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은 5.6%로 전월(5.5%)보다 소폭 올랐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월(4.2%)보다 0.5%포인트 상승한 4.7%를 기록한 데 이어 근원 물가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