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유가증권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했다가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다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 자금이 집중된 곳은 주로 삼성전자 등 대형주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10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액은 449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개인(-3505억원)과 기관(-2545억원)은 모두 매도세를 보였다. 개인들은 지난달 터진 SG발 급락 사태와 주가조작 논란 등에 투자심리가 꺾였지만, 그 사이 공백을 외국인이 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삼성전자로 238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네이버(1987억원), 현대차(1643억원), 기아(988억원), LG전자(80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의 대형주 선호 현상은 지난달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한 달 사이 삼성전자를 2조1757억원어치 사들였고 현대차(4249억원), 현대로템(3607억원), LG전자(2626억원), 삼성전자우선주(2466억원) 등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집중 매수에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 7일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전격 발표한 후에 주가는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대부분 삼성전자 순매수로 설명된다”며 “(주가가) 꽤 오른 상태에서 여러 이벤트를 맞이하는 5월 증시가 불안하긴 하지만 한국 증시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받쳐주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