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 화성시 공생염전 소금창고의 모습. /뉴스1

후쿠시마 ‘괴담’발(發) 사재기로 천일염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올여름 긴 장마가 예상돼 소금 값이 ‘금(金)값’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 정보에 따르면, 26일 굵은 소금(천일염) 소매가격은 5kg당 1만4542원을 기록했다. 지난 3~5월 1만2000원대에서 2500원쯤 오른 가격이다. 1년 전(1만1210원)과 비교하면 30%나 올랐다.

최근 천일염 가격 상승은 4~5월 많은 비로 생산이 줄어든 데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괴담’이 퍼져 사재기에 나선 영향이 크다. 괴담은 ‘오염수 방류 시 걸러내지 못한 삼중수소가 바닷물에 들어가, 이를 건조시켜 생산한 소금에도 남는다’는 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괴담은 비과학적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원자인 삼중수소는 물과 결합해 ‘삼중수소수’로 존재한다”며 “삼중수소수는 햇빛을 받으면 물과 마찬가지로 증발하기 때문에, 소금에 남을 일은 없다”고 했다.

괴담 외에도 장마란 변수의 영향도 커지고 있다. 통상 장마 때 천일염 생산량이 줄고, 가격도 점차 오른다. 예컨대 50일 넘게 비가 쏟아지며 역대 최장 기간 장마를 기록한 2020년 6~8월 천일염 생산량은 7만3372t으로, 1년 전(14만1705t)의 절반에 불과했다.

지난 2021년에도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하고, 5월에 많은 비가 내리는 등 올해와 상황이 비슷했다. aT에 따르면 당시 천일염 가격은 4월 5kg당 7850원에서 10월 1만64원으로 28% 올랐다. 그나마 2021년 장마는 예년보다 짧았지만, 올해는 엘니뇨로 긴 장마가 전망돼 가격이 더 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다음 달이면 올해 생산한 햇소금이 풀려 천일염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가격 상승에 대비해 공공 수매에 나서는 등 대책도 내고 있다. 2021년에 정부 비축 천일염 4763t을 방출한 것처럼 가격이 크게 뛰면 수매한 소금을 시장에 풀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