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는 수산물 안전검사 항목을 볼 수 있는 QR 코드를 매장 곳곳에 세워두고 있다./이태경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서 정부와 어민들은 수산물 소비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전체적 수산물 소비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럭과 멍게 등 오염수 ‘괴담’에 휘말린 품목은 큰 타격을 받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2011년과 오염수 유출 사실이 알려진 2013년에도 수산물 소비가 급감한 사례가 있어, 방류를 계기로 소비가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해양수산부가 대형 마트 110여 곳의 올해 월별 수산물 매출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증감 폭이 -5.1~3.2%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반적 수산물 소비가 작년 수준으로 유지됐다는 뜻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오히려 소비가 줄어드는 6월에 수산물 할인 대전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수산물은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소문으로 홍역을 치렀다. ‘세슘 우럭’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후쿠시마 앞바다 우럭에서 방사성물질인 세슘이 기준치의 14배 이상 검출됐다는 이야기가 퍼져 우럭 소비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럭 출하량은 893t으로 지난해 같은 달(1208t)보다 26.1% 감소했다. 당초 추산된 출하 가능 물량은 1150t이었지만 소비가 따라주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 측에서 후쿠시마산 수입을 요청했다는 가짜 뉴스가 퍼진 멍게도 마찬가지다. 당시 제철을 맞아 생산이 활발했던 국산 멍게까지 소비가 줄어들며 지난 6월 기준 멍게 도매 가격은 1㎏당 4448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453원)보다 18.4% 떨어졌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3개월간 하루 평균 수산물 거래량이 1년 전보다 12.4% 감소했다가 6개월 뒤에야 회복됐다. 오염수 유출 사실이 알려진 2013년 3분기에도 수산물 소비량이 예년보다 30% 감소했다. 주영대 한국수산업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이제 추석 대목도 맞는데 방류가 겹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