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농장 천장에 CCTV를 설치하는 모습. /파이프트리 제공

농축산 업계 다양한 스타트업이 나타나면서 농축산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파이프트리’는 양계 농장에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해 닭의 평균 체중, 건강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파머스 마인드(Farmers mind)’ 시스템을 개발했다.

닭고기 등급은 육질은 보지 않고 오로지 무게로만 분류한다. 일일이 잴 수 없으니 표본을 고르는데, 그 수가 너무 적다. 3만 마리 닭을 키우는 축사에서 단 10~20마리의 평균 체중을 계산해 수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이프트리는 인공지능을 동원했다.

농장 천장에 달린 CCTV를 통해 닭을 관찰한 뒤 체중이 변하는 속도 등을 감안해 인공지능이 농장 내 닭들의 평균 체중을 추정한다. 이병권 대표는 “표본 조사로는 평균 체중의 정확도가 80%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니 정확도가 92%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닭고기 수매업체 체리부로, 신우에프에스 등이 ‘파머스 마인드’를 통해 닭고기 유통을 관리하고 있다.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주최한 디데이(창업경진대회) 본선에 올라 아이디어를 인정받았다.

파이프트리는 각자 창업 열망이 있던 이병권, 장유창 대표가 한 자전거동호회에서 만나 공동창업한 기업이다. 각각 IT회사와 부동산개발 회사 출신이다. 장유창 대표는 “전 세계 닭의 공급망을 관리해 세계 빈곤 문제 해결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했다.

숲속의작은친구들이 개발한 곤충 사육용 항온기기 '큐비인큐베이터'. /숲속의작은친구들 제공

‘숲속의작은친구들’은 멸종위기 곤충 생육 기기 ‘큐비인큐베이터’를 개발했다. 나무로 된 ‘곤충호텔’을 만들어 곤충 서식지가 파괴된 곳에 비치하는 사업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로, 두점박이사슴벌레·물방개 등의 멸종 위기 곤충을 생육하는 기기다.

얼핏 보면 플라스틱 상자 같은데, 주요 기능은 항온이다. 열전 소자와 팬을 활용해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한다. 곤충을 위한 에어컨과 열풍기가 한 번에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조립식이라 곤충의 종류에 따라 공간을 자유자재로 넓히거나 좁힐 수 있다.

정부·대학 등 연구 기관에 납품하고 일본 수출 실적도 갖고 있다. 2016년 예비 사회적 기업, 2018년 사회적 기업에 선정됐다. LG전자·LG화학이 운영하는 LG소셜캠퍼스의 사회적 경제기업 지원 프로그램 ‘LG소셜펠로우’에도 선정돼 아이디어를 인정받았다.

이용화 숲속의작은친구들 대표는 사슴벌레의 뿔을 따라 눈썹을 다듬을 정도로 곤충에 미친 사람이다. 그는 “LG전자의 식물재배기 ‘틔운’처럼, 곤충 생육 기기도 일종의 가전으로 여겨지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