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축산농가에서 수의사가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뉴스1

충남 서산에서 국내 처음으로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괴상피부병) 확진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인도 북서부를 중심으로 유행해 200만 마리 이상을 감염시켰던 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충남 서산시 소재 한 한우농장에서 럼피스킨병 발생 사례가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전날 수의사가 해당 농장을 찾아 소 4마리의 피부 병변을 발견해 신고했고,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소들이 럼피스킨병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럼피스킨병은 2013년부터 동유럽과 러시아 등으로 확산했다. 2019년부터 아시아 국가로 퍼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인도 북서부를 강타해 소 200여만 마리가 감염되고 그중 15만 마리 이상이 집단 폐사했다.

럼피스킨병에 걸린 소. /농림축산식품부

럼피스킨병은 모기 같은 흡혈 곤충과 오염된 주사기 등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감염 시 고열과 함께 피부에 지름 2~5㎝의 피부 결절(단단한 혹)이 생긴다. 우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소의 유산·불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폐사율은 10% 이하다. 단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전파되지 않는다.

한번 확산하면 농장의 경제적 피해를 피할 수 없는 만큼,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농식품부는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2019년 진단 체계를 구축했고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예찰을 시행해 왔다. 지난해에는 관련 백신을 수입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확산 방지를 위해 발병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출입을 통제했다.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 40여마리는 긴급행동 지침에 따라 살처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 오후 2시부터 48시간 전국 소 농장·도축장·사료 농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