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주택자였다가 집을 새로 마련한 사람은 2021년보다 30만명 넘게 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금리 상황에 무리하게 빚을 내 아파트를 사는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가 줄면서 젊은 세대의 주택 소유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2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무주택자였다가 지난해 유주택자가 된 사람은 68만6000명으로, 2021년 유주택자가 된 사람(103만6000명)보다 35만명 감소했다. 2021년엔 저금리 기조 속 영끌족이 늘면서 사상 처음 무주택자에서 주택을 마련한 사람이 100만명을 넘겼다. 그러나 이후 대출 금리가 치솟고, 주택 가격은 하락하는 등의 영향으로 새로 주택을 마련한 사람이 1년 새 30만명 넘게 준 것으로 보인다는 게 통계청의 해석이다. 기준 금리는 2021년 말 연 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연 3%대까지 올랐고 그에 따라 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대출자의 부담이 커졌다.

그래픽=이지원

무주택자였던 사람뿐 아니라 기존에 집이 있었던 사람까지 합치면 1년 동안 한 채 이상의 집을 산 사람은 96만2000명이었다. 집 한 채를 산 사람은 91만7000명(95.4%), 두 채는 3만2000명(3.3%), 세 채 이상은 1만2000명(1.3%)으로 집계됐다.

주택 소유자를 연령별로 비교하면, 지난해 기준 50대가 385만2000명(25.2%)으로 가장 많았고, 60대(22.1%), 40대(21.7%), 70대(11.7%), 30대(10.1%), 30대 미만(1.8%) 순이었다.

특히 2030세대는 주택 소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는 자산 형성이 충분하지 않은 20·30대 주택 소유에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30세 미만 주택 소유자 숫자는 2019년 25만명에서, 2021년29만1000명으로 4만명 넘게 늘었다가 지난해에 27만4000명으로 줄었다. 30대 주택 소유자도 2019년 174만2000명에서 2021년 164만7000명, 2022년 154만1000명으로 줄었다. 1년 사이 20·30대 주택 소유자가 12만3000명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다주택자는 14.9%(227만5000명)로 2020년 15.8%, 2021년 15.1%에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두 채 이상의 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제주(20.1%), 충남(17.8%), 세종(17.3%) 등의 순이었다.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주택 자산 가액을 따져보니, 상위 10% 가구는 12억1600만원인 데 비해 하위 10% 가구는 3000만원으로 격차는 11억8600만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