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김치를 맛보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를 거치며 면역력 향상을 위한 ‘특효약’으로 거듭난 김치가 한류 바람까지 올라타며 올해 전 세계 93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 해 동안 김치를 수출한 국가가 90국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1일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우리나라에서 김치를 수출한 국가는 일본과 미국 등 93국으로, 지난해 1년간 수출한 국가(87국)를 넘어섰다. 2021년(89국)의 역대 최다 기록도 2년 만에 갈아치웠다. 2021~2022년과 비교해 토고 등 국가로는 수출이 끊겼으나, 기니와 네팔, 아이티, 에콰도르, 투발루 등이 올해 처음으로 수출 대상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1~10월 김치 수출량은 3만711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4621t)보다 7.2% 늘었다. 올해 한 달에 평균 3771t을 수출한 것으로,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지난 2021년 사상 최대 수출 기록(4만2544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김치 수출액은 1억305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1863만달러)보다 10.1% 증가했다. 올해 수출 성장세를 고려하면, 2021년의 수출액 기준 사상 최대 기록(1억5992만달러)을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치가 건강식이자 ‘K컬쳐’의 대표 음식으로 부각되면서 수출이 활발해진 모습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코로나를 거치며 김치가 면역력에 좋은 식품으로 떠올랐고, 여기에 한류 문화 열풍으로 외국 소비자들도 김치를 친숙하게 여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김치 수출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김치 수출액 1위 일본의 경우 지난 2013년 수출액이 전체의 73.8%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이 비중이 40.5%로 축소됐다.

반면 미국 수출액은 이 기간 전체 수출액 대비 비중이 5.5%에서 25.5%로 대폭 커졌고, 네덜란드 수출액 비중도 2013년 1.0%에서 올해 4.7%로 늘었다.

미국과 유럽, 남미 등에서는 ‘K김치’의 인기를 증명하듯 ‘김치의 날’(11월 22일)을 기념하는 지역들이 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과 영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4국 13지역에서 김치의 날을 기념일로 제정하고 있다. 영국 런던 남서부 자치구인 킹스턴구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7월에 김치의 날을 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