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통조림 등 식료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물가 잡기에 나선 정부가 이달 말까지 ‘슈링크플레이션’ 실태 조사를 마치고 내달 초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양을 줄이는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기업이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을 줄여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리는 ‘꼼수’가 최근 논란이 되자 정부가 기업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관계 부처·소비자 단체·한국소비자원 등과 만나 “이달 말까지 73개 품목, 209개 가공식품에 대한 슈링크플레이션 조사를 진행하고 내달 초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슈링크플레이션은 실질적인 가격 인상임에도 소비자가 이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일종의 기만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소비자원 가격 정보 사이트인 ‘참가격’을 통해 가격 변동 정보뿐 아니라 중량 변동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게 시스템을 고칠 예정이다. 소비자가 기업의 눈속임을 잡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감자칩, 세탁 세제 등 특정 상품의 단위 가격을 지역·기간별로 비교할 수 있지만, 중량 변동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구체적인 시스템 개편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소비자 힘을 빌리는 방법도 고안했다. 23일부터 소비자원 홈페이지(kca.go.kr)나 참가격 사이트(price.go.kr)에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홈페이지에 접속해 팝업창을 클릭하는 방식)를 설치해 국민 제보를 받는다. 또 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사업자와 자율 협약을 체결해 단위가격·용량·규격을 바꾸면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