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노인복지관에서 관내 어린이집 아이들이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노년층이 요리부터 빨래와 청소, 육아 등 집안일에 쏟은 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 20년 사이 6.7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노년층 인구가 증가한 영향과 더불어, 맞벌이하는 자녀 부부를 대신해 손주를 돌보는 소위 ‘할마(할머니+엄마)’, ‘할빠(할아버지+아빠)’라고 불리는 노인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무급 가사 노동 가치의 세대 간 이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총 가사 노동 생산액은 490조9000억원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 1924조5000억원의 25.5%에 상당했다. 가사 노동은 GDP에 포함되지 않지만 가치 비교를 위해 통계청이 산출한 것이다. 가사 노동 가운데 65세 이상 노년층이 생산한 몫은 80조8740억원이었는데, 이는 1999년의 12조1320억원과 비교하면 6.7배 늘어난 것이다. 전체 가사 노동 생산액에서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도 1999년 8.4%에서 2019년 16.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거 노인들은 자녀로부터 돌봄을 받았다면, 이제는 은퇴 이후 손주들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2019년 기준 1인당 가사 노동 생산액을 연령별로 따져 보면, 38살에 1691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나이가 들수록 점차 하락했다. 그런데 정년퇴직할 즈음인 55~60살에 1100만원대로 떨어졌던 가사 노동 생산액은 이후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65살엔 1205만원으로 늘어난다.

통계청 관계자는 “50대 후반 이후로 함께 살지 않는 손주들의 양육을 도와주는 이들도 늘어나면서, 30대와 60대에 한 차례씩 가사 노동 생산액이 늘어나는 ‘M’ 자형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기준 전체 가구 내로 따지면 노년층은 가사 노동으로 생산한 액수보다 소비한 액수가 2580억원 더 많았다. 자신이 사는 곳에선 자녀 등으로부터 집안일을 도움 받는 입장이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른 가구와 주고받은 가사 노동으로 따지면, 노년층이 제공한 액수가 3조7380억원 더 많았다. 이는 손주들과 함께 살지 않는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특히 여성은 84살까지 가사 노동으로 생산한 액수가 소비한 액수보다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