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피트향이 강해 마니아층이 두꺼운 스코틀랜드 위스키 ‘아드벡 10년’ 한 병을 해외 직구하면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더 쌀까? 영국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는 약 6만원으로 한국보다 싸지만, 배송료(약 5만6000원)가 붙고 통관 이후 각종 세금(약 7만4000원)이 붙으면 19만원으로 가격이 뛴다. 국내가는 12만5000원인데 오히려 웃돈을 주고 해외 직구를 하는 셈이 된다.

5일 한국소비자원이 와인과 위스키 각 10종의 국내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와인과 위스키를 해외 직구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엣샹동, 뵈브클리코, 찰스하이직 등 와인 10개 제품을 살펴보니 해외 직구하면 더 싼 와인은 단 2개였다. 프랑스 와인인 ‘찰스하이직 블랑드블랑’을 엑스트라와인 홍콩 사이트를 통해 사는 경우 국내가(19만원)보다 약 3만2000원 싸게 살 수 있었다. 이탈리아 와인 ‘아비뇨네지50&50′도 미국 사이트인 와인닷컴에서 사면 약 23만8000원에 살 수 있어 1만원 절약할 수 있었다.

위스키는 직구하면 오히려 손해였다.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10년’, ‘글렌피딕 12년’, ‘밸런타인 17년’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모두 국내가가 더 저렴했다. 해외 직구 시 1병당 6만~10만원 더 비쌌고, 최대 34만원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배송료를 아끼려고 한꺼번에 여러 병을 해외 직구했다가는 자칫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150달러 이하이면서 1L 이하인 술 1병은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하지만 2병 이상부터는 관세·주세·교육세·부가가치세 등 ‘4종 세트’가 고스란히 매겨진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면 관세는 면제된다. FTA 체결국인 영국에서 아드벡 3병을 사면 관세는 면제되지만, 다른 세금이 붙어 1병 살 때보다 병당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