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고 통계청이 29일 밝혔다. 상승률이 전달(3.3%)보다 다소 꺾였지만 5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갔다. 최근 물가 상승을 견인한 신선 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14.5% 올랐다. 지난달 상승 폭(12.7%)보다 더 커진 것으로, 작년 8월(14.5%)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작년(5.1%)보다 상승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2년 연속 물가상승률이 3%를 넘은 것은 고유가 충격을 받은 2003년(3.5%)·2004년(3.6%) 이후 19년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2013~2020년에 매년 0∼1%대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2년 차인 2021년 물가상승률이 2.5%로 뛰었다. 코로나로 생산과 물류 공급망이 무너진 데다 주요 국들이 막대한 재난지원금을 뿌렸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사태까지 겹쳐 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일회적 요인으로 가격이 출렁이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빼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작년보다 4% 상승해 2년 연속 4%대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전기료와 도시가스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20% 급등했다. 관련 항목을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국제 원유 등 에너지 값이 뛴 데다 문재인 정부에서 눌러뒀던 전기료 등을 현실에 맞게 올렸기 때문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 물가 지수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생활 물가도 2021년(3.2%)·작년(6%) 등 3년 연속 3%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