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들이닥친 지난해 17일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황태덕장에서 주민들이 명태를 덕장에 내거는 덕걸이 작업을 하고 있다. 명태는 겨우내 눈과 바람, 추위를 견디며 노르스름한 황금빛 황태로 재탄생한다. 2023.12.18 /인제군 제공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수산물 중 수입 비중이 큰 대표적 어종은 명태다. 국내에선 2019년부터 명태 포획을 금지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비하는 명태는 거의 외국산이다. 그중에서도 러시아산이 가장 많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에 수입한 명태의 78%(액수 기준)가 러시아산이었다.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던 명태 값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훌쩍 뛰었다. 전쟁 직후 공급 부족을 우려한 국내 도매상들이 비싼 가격에도 명태를 잔뜩 사들였기 때문이다. 2021년 말 kg당 3888원이던 명태 가격은 2022년 8월 5000원을 넘었고, 지난달에는 5282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요즘 소비자들 사이에선 “명태가 ‘금(金)태’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수입 갈치는 아프리카 세네갈이나 모로코산이 대표적이다. 세네갈 갈치는 국내산과 외형·식감이 비슷한데도 가격이 싸서 전통적으로 국내 수입량과 판매량이 많았다. 2022년 냉동 갈치 수입액은 약 553억원이었는데, 그중 162억원(29%)이 세네갈산이었다. 다만 최근 세네갈 어장의 어획량이 감소해, 모로코산 수입량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작년에는 모로코산 수입액(134억원)이 세네갈산(128억원)을 제쳤다.

홍어는 남미 국가인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한 것이 가장 많다. 원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에 수입하는 홍어는 칠레산이 주류였으나, 현지에서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어 칠레 정부가 제재에 나섰다. 이후 아르헨티나산이 칠레산을 추월한 것이다.

식탁에 외국산 고등어가 올라왔다면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에서 잡았을 확률이 높다. 작년 국내로 수입한 냉동 고등어 5만7864t 가운데 5만1305t(89%)이 노르웨이산이었다. 노르웨이 고등어는 수온이 낮은 북대서양 해역에서 크기 때문에, 조직이 탄탄해 식감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문어는 서아프리카 국가인 모리타니에서 수입한 물량이 전체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모리타니산 문어는 크고 식감이 좋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다. 새우(냉동)는 말레이시아산이나 에콰도르산 비율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