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커피가 진열되어 있다./뉴스1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수입 물가가 지난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2분기(4~6월)에도 먹거리 등 필수 생계비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오르면서 수입 물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3.68로 1년 전보다 2.9% 오르며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1월 0.7% 상승했다가 2월(-0.2%)과 3월(-0.5%) 내림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다시 꿈틀대고 고환율까지 가세하면서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은은 이달 들어 국제 유가가 안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을 변수로 보고 있다.

환율이 오르며 수입해오는 가격도 치솟은 대표적인 품목이 커피다. 지난달 원화 기준 커피 수입 가격은 1년 전보다 46.7% 뛰었다. 국제 원두 가격 급등으로 국제 시세가 오르면서 달러화로 환산한 커피 수입 가격은 1년 전보다 41.6% 올랐는데, 이를 원화로 계산하면 상승률이 5%포인트 넘게 더 높아진 것이다. 냉동 수산물(12.9%)과 과일(10.0%), 포도주(9.5%), 설탕 원당(7.2%)도 원화로 계산한 수입 물가 상승률이 달러화보다 3%포인트 이상 높았다.

엔화 가치가 34년 만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진 일본도 수입 물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엔화 기준 수입 물가는 1년 전보다 6.4% 올랐다. 작년 3월(9.4%)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상승 폭이 크다. 지난 1월에는 0.2% 하락했었는데, 2월(0.2%)과 3월(1.4%)에 이어 세 달 연속으로 상승 폭이 가팔라진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과 일본은 최근 환율 변동으로 수입 물가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달러 가치가 높아지니 환율과 수입 물가가 오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이 전염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