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로 잡아 은빛 비늘이 남아 있는 제주 은갈치. 요즘은 ‘금갈치’로 불릴 만큼 몸값이 비싸다. /조선일보 DB

이상 기후로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은 국내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대표적인 것이 과일 물가다. 지난달 과일 가격은 전년보다 38.9% 올랐다. 올해 2월부터 4개월 연속 40%(전년 동월 대비) 안팎 오름세다. 역대급으로 오른 사과(80.4%)와 배(126.4%) 가격은 떨어질 줄 모른다. 과일 값 폭등은 이상 기후의 영향이다. 봄철 높은 기온으로 개화 시기가 앞당겨졌는데, 꽃이 핀 이후 기온이 급락하는 일이 겹치며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과일뿐 아니다. 급격한 수온 상승으로 그동안 안정세였던 수산물 물가도 오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여름 우리 바다의 수온이 과거 30년(1991~2020년) 평균보다 1도 내외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남부 지방 연안 해역은 평년보다 1.0~1.5도 안팎 표층 수온이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수온은 양식업 등에 지속적인 피해를 준다. ‘2023 수산 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2022년 자연재해로 인한 양식 피해는 총 2382억원이고, 그중 높은 수온 때문에 보는 피해가 전체 피해액의 절반을 넘는 1250억원이다. 김과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부터 굴과 홍합, 어류까지 피해는 전방위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5월 김밥용 김(중품)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100장)당 1만22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5781원)보다 77%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건미역 상품 1㎏당 도매 가격은 1만4120원으로 평년보다 13% 상승했다. 갈치는 1㎏ 기준 연초보다 20% 이상 오른 1만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