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이 9개월 만에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3일 서울 시내 한 취업 준비 학원에서 취업 준비생이 자율 학습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학에 다니거나 몸이 아픈 것도 아닌데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고 있는 15~29세 청년이 지난달 40만명에 육박, 5월 기준 역대 둘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 ‘쉬었음’으로 분류된 15~29세는 39만8000명으로 작년 5월(38만6000명)보다 3.4% 늘었다. 지난달 ‘쉬었음’ 청년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2020년(46만2000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그래픽=김의균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를 제외한 비(非)경제활동인구 대부분은 육아나 가사, 학업, 투병 등을 이유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다. ‘쉬었음’ 청년은 15~29세 청년 가운데 통계청이 매달 실시하는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육아나 학업 등 뚜렷한 이유를 들지 않고 ‘그냥 쉰다’고 응답한 경우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자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알아보지 않는 경우, 다니던 직장의 근무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만두고 잠시 쉬는 경우 등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기업들이 신입사원 공개채용 대신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면서 실업 상태 장기화 등으로 ‘쉬었음’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낮은 초봉 등으로 공무원 선호 현상이 시들해져, 취업준비생으로 분류되는 공시생이 줄어든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15~29세 인구 가운데 ‘쉬었음’ 비율은 4.9%로 작년 5월(4.6%)에 비해 0.3%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 기준 이 비율은 작년 5월 5%에서 지난달 5.1%로 증가했는데, 그냥 쉬었다는 청년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