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자녀의 '편법 대출' 의혹 관련 현장검사 사흘째를 맞은 지난 4월 3일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들이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앞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내부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양문석(경기 안산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구 수성새마을금고 ‘사기 대출 의혹’과 관련해 당시 대출을 도운 인물이 수사기관에 “양 의원 배우자의 요청으로 대출 서류를 위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4부(부장검사 이동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양 의원의 ‘사기 대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2021년 양 의원 딸의 사업자 대출이 이뤄질 당시 대출을 도운 A씨에게 “자신이 대출 서류를 위조했고, 위조는 양 의원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새마을금고에 제출된 허위 대출 서류 원본을 확보하고, 지난주까지 양 의원 딸과 배우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진술은 “새마을금고 측 제안으로 해당 대출이 이뤄졌다”는 양 의원 측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단순히 제안에 응한 것이 아니라 양 의원의 배우자가 ‘사기 대출’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융감독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양 의원의 배우자 B씨는 지난 2020년 11월 6일 모 대부업체에서 5억8000만원을 대출받아, 양 의원과 공동으로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를 31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5개월 후인 2021년 4월 7일 양 의원의 딸은 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 기업운전자금 11억원을 받았다.

그는 대출금 중 5억8100만원을 대부업체에 상환했고, 5억1100만원은 어머니에게 입금했다. 사업 용도가 아닌 부모의 주택 담보 대출 상환 등을 위해 대출을 받았고, 허위 증빙 서류를 제출한 것이다. 당시 양 후보 딸은 대학생 신분이었다.

A씨 진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서류가 위조된 사실을 양 의원이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의원은 지난 4월 ‘사기 대출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편법적 소지를 인정하지만, 업계 관행으로 안다”고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동명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명의자들이 해당 대출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고, 각각 동의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등 어느 한쪽이 모른 상태에서 대출이 나오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A씨 진술과 양 의원의 서류 위조 공모 여부를 묻고자 양 의원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