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층 어르신들이 일자리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동환 기자

올해부터 ‘2차 베이비부머’가 은퇴 연령인 60세에 진입하는 가운데, 이들은 근로 의향이 과거보다 높아서 고령층 고용을 늘리는 정책을 쓴다면 대량 은퇴로 인한 성장률 하락 폭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부머가 은퇴 연령에 진입하면서 미칠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2차 베이비부머는 1964~1974년생 954만명쯤이다. 이들은 올해부터 2034년까지 은퇴 연령인 60세에 진입한다. 앞서 1955~1963년생 1차 베이비부머 705만명쯤은 작년까지 모두 60대에 진입했다.

한은은 60대 고용률이 작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2차 베이비부머가 은퇴 연령에 진입하면서 11년간 경제 성장률이 연간 0.38%포인트가량 낮아진다고 전망했다. 1차 베이비부머 때 하락 폭인 연간 0.33%포인트보다 크다. 인구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률을 높이는 정책을 쓴다면 하락 폭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차 베이비부머들이 1차 베이비부머들보다 고용률이 높아질 수 있는 근거는 우선 근로 의향이 높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고령층 부가 조사에서 55~79세 중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은 2012년 59.2%에서 작년 68.5%로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교육 수준과 IT 활용 능력, 양호한 소득·자산 여건, 적극적인 사회·문화 활동도 2차 베이비부머의 특징으로 꼽힌다.

한은은 과거 10년간 60세 이상 고용률이 상승했던 추세를 반영하면, 2차 베이비부머 은퇴로 인한 성장률 하락 폭은 연간 0.38%포인트에서 0.24%포인트로 줄어든다고 했다. 또 과거 일본이 재고용을 법제화하는 등의 정책을 도입한 후에 60대 고용률이 크게 올랐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책이 도입돼 일본 같은 추세가 나타난다고 가정해 봤다. 이 경우 성장률 감소 폭은 0.16%포인트로 당초 예상 폭의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호 한은 조사총괄팀 과장은 “2차 베이비부머의 양호한 경제·사회·문화적 특성에 효과적 정책이 더해지면 이들의 은퇴가 성장 잠재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상당 폭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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