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정(1월 1일)이 주말과 겹치는 경우 직후 월요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어린이날(5월 5일)과 현충일(6월 6일), 한글날(10월 9일)은 1월 두 번째 월요일을 ‘성인의 날’로 지정해 쉬게 하는 일본처럼 월요일제 휴일로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이같은 내용의 휴일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들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높이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말(토요일과 일요일)과 월요일을 붙여 쉬는 황금 연휴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설 연휴(음력 12월 31일~1월 2일)와 3·1절, 어린이날(5월 5일),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 광복절(8월 15일), 추석 연휴(음력 8월 14~16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 성탄절(12월 25일)이 주말(설 연휴와 추석 연휴는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 직후 평일인 월요일이나 화요일 등이 대체 휴일이 된다. 하지만 신정과 현충일은 대체 공휴일이 없다.

현충일인 지난달 6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이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인사혁신처 등은 대체 휴일을 추가로 지정하거나 월요일제 휴일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3일 연휴’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고, 관련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새해의 첫날인 신정의 경우 정부는 주말과 겹치는 경우 다음 월요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충일은 대체공휴일 대상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과 함께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날짜를 특정하는 현재 방식 대신 ‘6월 첫번째 월요일’이나 ‘6월 두 번째 월요일’ 식으로 요일을 특정하는 방식이다.

대체공휴일 제도가 마련돼 있는 어린이날과 한글날도 현충일과 함께 요일제 휴일 도입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광복절처럼 역사적인 이유로 특정 날짜를 기념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요일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까지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2026년부터 3일짜리 황금 연휴를 종전보다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026년과 2027년 현충일이 2년 연속으로 토요일과 겹치고, 2028년 신정도 토요일이다.

요일제 도입은 국회 차원에서 ‘공휴일에 관한 법률’을 고쳐야 한다. 대체 공휴일 지정은 정부 시행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대한 규정’ 개정 사항이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규정이지만, 민간 회사 직원들도 이 규정에 따라 대체 공휴일에 쉰다.

일본과 미국 등 요일제 도입 국가들은 주로 3일 연휴를 활성화하기 위해 월요일 휴일제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성인의 날(1월 15일), 바다의 날(7월 20일), 경로의 날(9월 15일), 스포츠의 날(10월 10일) 등을 대체공휴일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2000년 ‘해피 먼데이 제도’라는 요일제 휴일을 도입했다. 성인의 날은 이에 1월 두번째 월요일, 바다의 날은 7월 세번째 월요일, 경로의 날은 9월 세번째 월요일, 스포츠의 날은 10월 두번째 월요일이다. 천황탄생일(2월 23일) 등 날짜를 특정해야 하는 기념일은 종전처럼 대체휴일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1968년 ‘월요일 공휴일 법(Monday Uniform Holiday Act)’을 제정해 1971년부터 메모리얼데이(5월 마지막 월요일), 대통령의 날(2월 세 번째 월요일) 등을 요일제로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