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25일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이 연율(年率·분기 성장을 연간으로 환산한 것)로 전 분기보다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연율 1.4%) 성장률이나,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1%)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같은 ‘깜짝 성장’에는 탄탄한 내수의 뒷받침이 있었다. 가계 지출 성장률이 2.3%로, 전 분기(1.5%)를 웃돌았다. 월가 예상치는 2.0%였다. 주로 자동차, 가구와 같은 내구재와 서비스 지출이 1분기보다 완만하게 증가하면서 반등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이다. 블룸버그는 “소비가 고금리의 무게를 견뎌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김성규

기업 투자도 5.2% 증가해 올해 1분기보다 늘어났다. 정부지출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등 국방지출이 늘어나면서 1분기보다 GDP 성장 기여율이 높았다. 이날 함께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지난주 24만3000건에서 이번 주 23만5000건으로 줄었다. 전망치(23만8000건)와 비슷하다.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률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것이란 전망은 잦아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분기 성장률 보고서를 두고 “오는 7월 30일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멤버들이 참고할 수 있는 마지막 경제 지표”라며 7월 FOMC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WSJ는 런던의 캐피털이코노믹스가 고객에게 보낸 메모를 인용해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마음 놓고 추진할 수 있겠지만, 최근 노동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가격 상승이 둔화되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9월에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할 강력한 근거는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건물. /로이터 뉴스1

시장의 예상도 다르지 않다. 연준의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을 확률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폭이 문제이지,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시장은 9월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90%, 0.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10%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