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 노동부가 14일 밝혔다. 전월(3%)보다 낮은 수치로, 전문가 예상치(3%)를 밑돌았다. 미국이 2%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2021년 3월(2.6%)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고물가의 긴 터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9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더 커지게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로이터 뉴스1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시장은 연준이 안정적으로 정책 전환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준이 그동안 신경 써 온 물가보다 실업률에 더 주목할 수 있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아,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침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당연히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금리를 얼마나 내릴지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 대폭 인하할 확률을 40% 정도로 보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도 “금리 인하를 시작한 뒤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정말 좋지 않다”고 했다. 투자자들이 22~24일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