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성규

단시간 일자리가 늘면서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일을 하는 이른바 ‘N잡러’가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취업자는 지난 2분기(4~6월) 월평균 67만6000명으로 작년 2분기(62만6000명)에 비해 5만명 늘었다. 직장인이 퇴근 이후나 주말에 음식 배달 일을 하거나 커피숍과 식당에서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부업을 하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2020년에 44만5000명이었던 N잡러는 2021년(53만2000명) 50만명대에 들어섰고, 지난해부터 2년 연속 60만명대를 넘었다. 대기업의 신입 사원 공채 문호가 좁아지면서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진 20대 청년들이 생계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이 주휴 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일주일에 15시간 미만만 일하는 사람을 선호하는 현상이 ‘아르바이트 N잡러’를 양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프리랜서 등 특정 직장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N잡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자영업을 그만둔 사람이 배달도 하면서 온라인 마케팅도 하는 투잡, 스리잡 형태가 종전보다 많아진 것”이라고 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분기 N잡러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은 15~29세가 17.6%로 가장 컸고, 이어 40대(16.2%), 60대 이상(12.2%) 등의 순이었다. 30대와 50대는 이 기간 N잡러가 각각 1.3%, 2.1% 줄었다.

은퇴 후 제2 인생을 농촌이나 어촌 등에서 보내는 50~60대 귀농인·귀어인이 늘어나는 것도 N잡러가 늘어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귀농인·귀어인은 농사나 어업 등만으로는 생계비가 부족해 커피숍을 운영하는 등 다른 일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인 1만540명 가운데 3명 중 한 명꼴인 3549명(33.7%)은 다른 직업을 함께 하는 ‘겸업 귀농인’이었다. 귀어인 750명 가운데 36.4%인 273명도 이런 경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