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결혼식장 모습. /뉴스1

올 2분기(4~6월) 결혼 건수 증가폭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른바 ‘엔데믹 결혼’(코로나 거리두기로 결혼을 미뤘던 예비 부부들의 결혼)이 끝났는데도 결혼이 2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신혼부부 대상 1억원 특별 증여세 공제 한도 도입 등 정부의 결혼 장려책과 지자체별로 각종 ‘결혼 인센티브’ 정책이 쏟아지면서 결혼이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분기(4~6월) 혼인 건수는 5만5910건으로 1년 전 대비 17.1% 늘어었다. 2분기 기준으로 198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43년 만에 역대 최대폭 증가다. 모든 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엔데믹 결혼 열풍이 한창이었던 작년 1분기(18.9%)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이다.

혼인 건수는 1분기(0.4%)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늘고 있다. 지역 별 상반기 혼인 건수 증가세를 보면,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책이 돋보이는 대구(16.9%), 대전(15.2%) 등의 혼인 증가세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대구와 대전을 포함해 전북(13.5%), 울산(11.9%) 등 16개 시도에서 혼인이 늘었다. 세종(-3.4%)만 혼인이 줄어들었다.

혼인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4월(24.6%)과 5월(21.6%)에 이어 6월에도 혼인 건수가 1만6948건으로 1년 전에 비해 5.6% 증가한 결과다. 4~5월에 증가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엔데믹 결혼이 꾸준히 늘어난 2022년 8월~2023년 3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3개월 연속 혼인 건수가 늘었다.

최근의 혼인 증가세는 20~30대 초혼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기준 남자는 초혼이 8707건 늘고 재혼이 555건 감소했다. 여자도 초혼이 8897건 늘고 재혼이 746건 감소했다.

◇출생아 수도 9년 만에 증가세 전환…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1명으로 작년 2분기와 같아

출생아 수도 거의 9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1~2년 전 엔데믹 결혼을 한 부부들이 아이를 낳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출생아 수는 5만6838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2% 증가했다. 6월 출생아 수가 1.8% 줄긴 했지만, 4월(2.9%)과 5월(2.6%)에 2%대 후반 증가율을 보인 결과다. 분기 출생아 수가 1년 전 같은 분기에 비해 증가한 것은 2015년 4분기(0.6%) 이후 8년 반 만이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2분기(2.8%) 이후 9년 만이다.

2분기 합계 출산율(여자 1명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은 0.71명으로 작년 2분기(0.71명)과 동일하다. 올해 1분기(0.76명)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2분기 사망자 수는 8만4147명으로 1년새 1.1% 늘었다. 이에 2만7309명의 인구 자연 감소(사망자 수–출생아 수)가 발생했다.

◇5년차 이내 이혼 줄고 20년 넘은 황혼 이혼 늘어

2분기 이혼은 2만2831건으로 1년새 2.7% 줄었다. 소폭 증가세(0.1%)를 보였던 1분기에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혼인 지속 기간 별로 보면, 결혼 4년 이하 커플의 이혼 건수가 2분기 3676건으로 1년 전에 비해 13.1% 줄었다.

반면 20년 이상 커플 이혼 건수(8686건)는 3.1% 증가했다. 5~9년(-2.8%), 10~14년(-4%), 15~19년(-2.7%) 같이 지낸 부부의 이혼 건수도 감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