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달인 7월 상승률(2.9%)보다 낮아졌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6%)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다음 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지 않고,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한층 힘을 얻게 됐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2월(1.7%) 이후 3년 6개월 만의 최저치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낮춰도 될 만큼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이날 발표된 물가 수치는 연준이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참고할 수 있는 지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도래했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 폭이었다. 시장은 이번 수치가 인하 폭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해 왔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보다 크게 둔화할 경우 ‘빅 컷(0.5%포인트 인하)’ 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건물. /로이터 뉴스1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와 비슷한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가면서, 연준이 다음 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지난 6일 발표된 8월 고용 보고서도 0.25%포인트 인하 전망에 힘을 실었다.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해 시장 기대치(16만명)를 밑돌았지만, 실업률이 4.2%로 7월(4.3%)보다 낮아지면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날 연준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83%를 기록했다. 전날(66%)보다 대폭 상승한 것이다. 0.5%포인트 빅 컷을 예상하는 확률은 17%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