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무려 71일간 폭염 특보가 발효되는 등 높은 수온이 유지되면서 ‘가을 전어’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어는 낮은 온도에서 잘 자라는데 올 여름 해수 온도가 약 27도 수준으로 매우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의 한 양식장에서 직원들이 고수온 영향으로 폐사한 물고기를 통에 담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립수산과학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어 어획량은 3380t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470t 대비 52.2% 수준에 불과한 규모다. 또 최근 10년 간 집계에 따르더라도 올해 1~8월 어획량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획량 감소는 전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18일 기준 노량진 수산시장의 전어 1kg당 가격은 약 4만원대로 1년 전 보다 2배에서 최대 3배까지 상승했다.

이 때문에 국내 대형 마트 중에는 올 가을 전어회를 아예 판매하지 않는 곳도 생겨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해 전어회를 팔지 않기로 했다 전산상 판매 여부가 확인되는 지난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마트도 전어 판매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고수온 현상에 따른 어획량 감소는 전어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수협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꽃게 위판량은 270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52t 보다 47.5% 가량 감소했다.

또 올해 고수온으로 폐사한 홍합은 지난 18일 기준 2245줄(1줄은 약 14만2000마리)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고수온으로 폐사한 홍합이 없었다. 특히 굴은 올 들어 7628줄이 폐사했는데, 이는 작년(916줄)의 8배에 달하는 규모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다만, 굴과 홍합은 주로 겨울에 생산되는 만큼 고수온의 영향을 덜 받는 11월부터 생산량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