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매년 8차례의 정례회의를 갖습니다. 물론 필요한 경우 수시로 회의를 갖기도 합니다. 2018년과 2019년엔 정례회의 8번만 있었지만, 지난해 3월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12년 만에 긴급 FOMC 회의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FOMC는 기준금리를 비롯해 자산 매입 규모 등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연준 산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입니다.
이번 12월 FOMC를 앞두고 시장에선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가 빨라질지와 함께 내년 기준 금리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FOMC는 3, 6, 9, 12월 정례회의 이후 경제전망 등을 수정·발표하면서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Dot Plot)를 공개합니다. 올해 3, 6, 9월 정례회의 후 공개된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위원들이 점점 늘어났기에, 올해 마지막 FOMC 회의 이후 공개될 점도표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전 세계에 효과가 미칩니다. 우선 미국 이외의 나라에선 투자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는 것을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금 등 안전한 투자처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듭니다. 위험자산의 대표격인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는 뜻이죠. 장기적인 관점에선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탄탄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호재’지만, 단기적으론 ‘악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계 종사자는 물론, 전 세계 투자자들이 FOMC의 점도표를 중요하게 지켜봅니다.
점도표를 보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15일(현지 시각) FOMC 이후 공개된 점도표<사진 1>를 보면, X축의 ‘2021′과 Y축의 0.0~0.25가 만나는 곳에 18개의 점이 찍혀 있습니다. 이는 FOMC 위원 18명 모두 올해 말 미국의 적정한 기준금리가 0.0~0.25%라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0~0.25%이므로 올해엔 금리 인상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는 것이죠. <사진 1>에서 X축의 ‘2022′, Y 축의 0.75~1.0가 만나는 곳을 살펴보면, 10개의 점이 찍혀있습니다. 이는 FOMC 위원 18명 중 과반인 10명이 2022년말 기준금리 수준이 0.75~1.0%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통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엔 현재(0.0~0.25%) 수준에서 3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올해 9월 점도표와 비교해볼까요. 9월 FOMC 회의 이후 나온 점도표<사진 2>를 보면, 0.0~0.25% 사이에 점이 9개 찍혀있습니다. 이는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말 금리 수준이 0.0~0.25% 수준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즉, 9월만 해도 FOMC 위원 중 절반이 내년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뜻이죠.
3월<사진 3> 점도표와 6월<사진 4> 점도표까지 모두 놓고 비교해면, FOMC가 내년에 기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 쪽으로 확연히 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FOMC 위원의 수가 3월엔 14명에서 6월엔 11명으로 줄었고, 9월과 12월엔 각각 9명과 0명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 현재 FOMC 위원들의 예상일뿐, 금리 인상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경제상황이 변할 수도 있고, FOMC 위원 18명 중 실제로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10명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실제 FOMC 회의록을 살펴보면, 어떤 위원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드러난다”면서 “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올해 FOMC 회의록은 이르면 내년 1월 초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