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회사 ARM 인수가 끝내 무산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 시각) 익명의 핵심관계자를 인용,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회장 손정의)로부터 ARM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월 말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된 것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ARM 인수 무산은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의 규제 당국이 두 회사 합병 시 반도체 산업의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ARM을 매각하는 대신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2023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IPO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2020년 9월 엔비디아는 ARM을 400억달러(약 48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매각 대금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엔비디아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면서 현재 거래규모는 660억달러(약 79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혁신과 경쟁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ARM이 기반을 둔 영국뿐만 아니라 EU와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도 필요했지만, 누구도 이 거래를 성사시키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지난해 7월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고, EU 집행위원회 역시 ARM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