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업계 ‘거물’ 빌 애크먼이 3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넷플릭스에서 5000억원가량의 손해를 보고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빌 애크먼은 행동주의 투자자로 ‘제2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다.
20일(이하 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빌 애크먼이 설립한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최근 넷플릭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가입자가 감소했고, 앞으로 훨씬 더 가파르게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뒤 넷플릭스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35% 하락했다.
애크먼은 구독자 감소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이미 하락하기 시작한 뒤인 올해 초 넷플릭스 주식을 매수했다. 올해 1월 26일 애크먼의 펀드가 넷플릭스 주식 31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시점을 기준으로 그는 4억3000만달러(약 5300억원) 가량의 손해를 봤다는 게 블룸버그의 추산이다.
넷플릭스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정점을 찍었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는 고점 대비 62% 가량 내린 상황이다. 애크먼은 지난 1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투자자들이 넷플릭스 경영진의 실적 가이던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매력적인 가격에 넷플릭스 주식을 사들일 기회가 생겼다”며 넷플릭스 주식 매수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애크먼은 올해 자신의 펀드 전체가 2%가량 하락했다고 밝히면서 “과거의 실수로부터 잘못된 베팅을 조기에 종료하는 방법을 배웠다”면서 “넷플릭스 지분 매각 자금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묶여 거대 IT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넷플릭스는 기존 전략을 버리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광고 지원 버전을 제공하는 동시에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