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경제 취약점이 더욱 분명해짐에도 이번 주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예정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블룸버그

북반구의 정책 결정자들은 보다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목요일 유럽중앙은행(ECB)가 전례 없는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보다 하루 앞선 수요일엔 캐나다가 비슷한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다.

화요일 호주와 칠레에서도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데, 이 밖에도 최소 5개의 다른 중앙은행들이 다음 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중앙은행 금리 결정/블룸버그

인플레이션이라는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경쟁하면서, 뒤따르는 위험도 눈에 띈다. 캐나다 토론토 주택 가격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3월 이후 16% 하락했고, 호주 시드니 집값도 3개월 새 5% 하락했다.

금리 인상 주기가 이제 막 시작된 ECB 정책 입안자들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에 유로존 경제의 위축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9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회의를 열어 최소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금리를 재차 올릴지도 모른다.

다른 곳에서는 영국이 보리스 존슨의 뒤를 이을 새 총리를 선출할 예정이며, 러시아, 멕시코 등 여러 나라에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발표할 것이다.

미국

미국에서는 9월 20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기 직전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진다.

목요일에는 연준 ‘2인자’인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금요일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연설한다. 이들의 발언을 통해 투자자들은 9월 FOMC에서 또 한 번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혹은 금리 인상 속도를 0.50%포인트로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것이다.

미국이 노동절 연휴를 맞아 경제지표 일정 발표 일정은 다소 가볍다. 이번 주 경제지표 중에서는 8월 서비스 활동, 7월 무역 적자, 주간 실업 수당 청구 등이 주목할만하다.

아시아

호주중앙은행(RBA)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늦은 뒤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면서 오는 화요일,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목요일 연설에서 그의 생각을 밝힐 예정인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최근 잭슨홀 발언의 ‘매파’적 어조와 일치하는지가 관심이다.

호주의 가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다./블룸버그

엔화 약세로 물가가 뛰어오르는 일본의 경우, 최근 임금 및 가계 지출 수치를 보면 인플레이션 때문에 실질 소득이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지, 소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2%의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이라고 믿으려면 임금 인상률이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목요일에 발표될 경제 성장률 수치는 전염병으로부터의 회복 속도가 2분기에 조금 빨라졌음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중국은 수요일 무역 데이터와 금요일 인플레이션 수치를 발표한다. 말레이시아는 목요일에 금리를 결정하는데, 전문가들은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영국 보수당은 월요일 존슨 총리의 뒤를 이을 새 지도자를 선출, 거의 두 달 전 그의 사임으로 인해 생긴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승자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생활비 위기가 고조되고, 인도보다 경제 규모가 작아질 것이란 의심이 나오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인도 경제 곧 영국 경제를 추월하고, 2027년까지 영국에 비해 20%가량 더 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일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의회 재무위원회에서 증언할 때 그들을 안심시킬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유로존에서는 화요일 독일 공장 주문 데이터, 다음날인 수요일 산업 생산 데이터가 공개되는데, 높은 에너지 가격과 공급 부족이 제조업체에 얼마나 피해를 줬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요일 ECB의 금리 인상 이후 덴마크는 나름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폴란드와 세르비아의 정책 입안자들도 같은 날 금리를 인상할 수 있으며,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 중앙은행도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목요일 스웨덴 주택 가격에 대한 보고서는 릭스방크(스웨덴 중앙은행)가 높은 대출 비용이 가져올 여파와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는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다.

한편, 목요일 발표되는 헝가리의 인플레이션, 금요일에 공개되는 노르웨이의 인플레이션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터키에서는 중앙은행이 모든 예상을 깨고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월에도 80% 이상으로 치솟았을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월요일에 공개된다.

화요일 발표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데이터는 동부 콰줄루-나탈 지역의 광범위한 정전과 파괴적인 홍수가 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면서 2분기 경제가 0.9% 위축됐다는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금요일 러시아에서는 또다시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다음 통화 정책 회의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물가 압력이 더욱 완화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올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칠레에서는 로잔나 코스타 중앙은행 총재가 10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칠레의 기준금리는 이로써 최소 10.25%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칠레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가까워 진 것으로 보이지만, 중앙은행은 아직 금리 인상 사이클을 끝내지 않았다./블룸버그

전문가들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상승이라는 엄청난 수치를 보인 8월 소비자 물가에 대한 제재는 고통을 수반하겠지만, 이로써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페루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7%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하락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인 콜롬비아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으며, 8월에는 최근 23년 내 최고치인 10.4%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또 멕시코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거의 8.7%에 달해 최근 21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고, 근원 인플레이션은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브라질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였다는 점에 대해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월의 12.13%에서 하락한 약 9.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