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상승률 지표는 2월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려는 의지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스트레스의 균형을 맞추려는 당국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미국 뉴욕 소호 지역에서 쇼핑객들이 걷고 있다./블룸버그

블룸버그 설문조사 중앙값에 따르면 식료품과 연료를 제외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2022년 2월과 비교하면 핵심 인플레이션 지수는 4.7% 상승했고, 전체 지수는 5.1%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두 수치 모두 연준 목표치의 두 배 이상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블룸버그

지난주 수요일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초기 은행 위기를 심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9회 연속 금리를 올렸고, 이로써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금리 상승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

금요일에 발표되는 정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조정 개인 지출은 한 달 전에 급증한 후 2월에 감소했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 및 지출 보고서는 소비자 신뢰도, 주택 가격 및 이전 소유 주택 구매 계약 체결에 대한 수치 등이 예정된 이번 주 미국 경제 지표 발표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끈다.

투자자들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이번 주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더욱 주목할 것이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월요일 행사에서 통화 정책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며, 주 후반에는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리사 쿡 연준 이사의 연설이 이어진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일요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은행 혼란으로 미국 경기 침체의 위험이 커졌지만, 이것이 경제와 통화 정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마이클 바 연준 감독 부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와 하원 금융 서비스위원회의 별도 청문회에서 최근 은행 부실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한편 북미에서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이 연방 예산을 발표한다. 유로존에선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물가 상승에 대한 상반된 신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는 중국 공장 활동의 강세를 보여줄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 등을 포함해 일부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이번 주 중앙은행 금리 결정/블룸버그

아시아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 강세는 팬데믹 제한 조치 해제 이후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회복세를 파악하려는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다.

중국 PMI는 금요일 한국의 산업 생산과 일본의 3월 도쿄 인플레이션 수치를 등 여러 지역 데이터와 함께 발표된다.

목요일 발표될 호주 소비자물가지수 데이터는 4월 초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대한 전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태국 은행은 목요일에 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유로존에서 이번 주 가장 주목해야 할 데이터는 금요일에 발표될 물가상승률 데이터다.

명목 물가상승률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모든 이코노미스트가 하락을 예측하고 있으며, 가장 낙관적인 예측은 거의 2%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에너지 및 식품과 같은 변동 요소를 제거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일요일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기저 효과가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감소에 유리하게 작용함에 따라 향후 6~7개월 동안 명목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2% 목표를 향한 꾸준하고 분명한 수렴이고, 그런 점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핵심”이라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의 뚜렷한 하락 없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 목표를 향해 수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핵심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블룸버그

은행 혼란의 시작되는 시기에 ECB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명할 수 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예정된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의 연설은 도이체방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큰 관심을 끌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화요일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금요일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월요일 런던정경대에서 연설하고, 다음 날엔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뱅크(SVB)의 영국 현지 법인 지원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그리고 크레디스위스 인수를 감독한 후 금리를 인상한 스위스 국립은행 관계자 안드레아 마에클러도 목요일 취리히에서 연설한다.

터키의 무역 적자는 2월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금요일에 예정된 데이터는 치솟는 에너지 요금의 영향을 보여줄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수요일에 발표되는 소비자 및 산업 생산 데이터를 통해 1년간의 전쟁 이후 더딘 회복이 계속되고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브라질에선 3월 22일 금리 결정 당시 회의록이 이번 주 공개되는데, 분기별 인플레이션 보고서와 함께 가장 눈에 띈다.

화요일 투자자들은 브라질의 금리 결정 이후 ‘매파’적인 언어가 회의록에도 들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1월 GDP 프록시 데이터는 가뭄, 세자릿수 인플레이션 및 긴축 통화 여건 등으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와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모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기록적인 인상 사이클을 연장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멕시코 중앙은행과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면 각각 15회, 13회 연속 금리를 올리는 셈이다. 이로써 멕시코의 기준금리는 11.25%, 콜롬비아의 기준금리는 13%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