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직격한 2020년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인수합병(M&A)에 11조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16일 2016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500대 기업(반기보고서 제출 기업 대상)의 M&A 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다.

국내 500대 기업 중 152개의 기업이 조사 기간 동안 59조2599억원을 투입해 507개의 기업을 M&A했다. 기업별로 보면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가 총 10조1154억원으로 금액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약 9조2727억원을 투입해 하만을 인수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KB금융(3조5371억원), 롯데케미칼(2조9291억원), CJ제일제당(2조8924억원), 넷마블(2조8894억원) 등이 금액 기준 톱5에 이름을 올렸다.

M&A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카카오(47곳)였다. 네이버와 NHN, CJ대한통운, 삼성전자,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넷마블, 제일기획, AJ네트웍스 등도 두 자릿수의 M&A를 기록했다.

연도별로 M&A 규모를 보면 2016년 13조5158억원(85건), 2017년 15조5458억원(125건), 2018년 6조9699억원(126건), 2019년 11조7784억원(119건)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잔뜩 움츠린 상황에서도 국내 대기업들은 M&A를 활발히 진행했다. 올해 1~8월 누적 M&A 금액은 11조4499억원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인 셈이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에 2조2995억원을 투입했고,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2조862억원), 넷마블(코웨이, 1조7401억원), SKC(SK넥실리스, 1조1900억원) 등 1조원 이상 대규모 거래가 4건에 달했다. CEO스코어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M&A를 통한 사업 재편 등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