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창원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내 그린뉴딜 추진기업인 두산중공업을 방문, 가스터빈고온부품공장을 현장 시찰하며 가스터빈 블레이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을 방문했다.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뒤,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산중공업 노조는 문 대통령에게 “탈원전 정책을 재고해달라”며 만남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두산중공업 이성배 지회장은 문 대통령의 가스터빈 등 그린뉴딜 제품군 전시를 둘러보는 자리에 동행하기 위해 회사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창원 공장을 방문해 해상풍력, 수소액화플랜트, 연료전지 등 그린뉴딜 제품군들을 둘러보고 가스터빈 블레이드에 ‘대한민국 중공업의 힘! 문재인’이라고 서명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친환경 에너지 사업 현황과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한 가스터빈을 소개했다.

청와대는 이날 두산중공업을 ‘창원 산단 그린뉴딜 추진 기업’이라고 표현했다. 박 회장은 “국내 친환경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서 그린뉴딜 정책에 부응하는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그린 뉴딜 현장인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을 방문, 가스터빈 고온부품공장에서 서명한 블레이드. /연합뉴스

그러나 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살펴본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이 과연 ‘그린뉴딜’에 포함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스터빈의 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는 석탄처럼 화석연료이기 때문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LNG 발전은 석탄 발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역시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에너지는 저마다 제 역할이 있는데, 현 정부에서 원전을 굳이 배제하려 하면서 그린 에너지라고 할 수 없는 LNG를 그린뉴딜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원전은 미세 먼지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도 않고, 값도 저렴하다. 기술력도 세계 최고이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두산중공업의 원전 공장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 국가대표' 두산중공업이 어느새 친환경 에너지 대표 기업 노릇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탈(脫)원전·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어정쩡한 변신을 한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