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명희(77) 회장이 자신의 이마트·신세계백화점 지분 8.22%를 아들 정용진(52) 부회장과 딸 정유경(48) 총괄사장에게 각각 증여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의 최대주주가 됐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이 10.33%에서 18.55%,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백화점 지분이 10.34%에서 18.56%이 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이 회장은 두 회사 지분이 각각 10%로 낮아졌다. 정 부회장이 증여받은 지분은 3244억원(28일 종가 기준), 정 총괄사장 증여 지분은 1688억원이다.
이번 증여는 코로나 위기 속에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와 백화점은 이커머스와의 경쟁 속에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가 감소 추세에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유통산업이 격변기에 휘말리면서, 두 사람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증여로 이마트와 백화점의 분리 경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가 된 이마트 부문에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SSG닷컴)뿐 아니라 호텔과 편의점, 스타벅스가 속해 있다. 정 총괄사장의 백화점 부문에는 백화점과 아울렛, 면세점, 패션(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을 두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겠지만,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별로 두 자녀에게 인사 등 실질적인 권한을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