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낸 전기료에서 부담하는 태양광·풍력발전 보조금이 문재인 정부 임기 5년간 2.4배 폭증해 2022년엔 한 해 3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 정부가 밀어붙이는 ‘탈(脫)원전’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향후 전기료 인상을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형 발전 차액 지원제도 도입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풍력 등에 대한 보조금(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비용 정산금)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연간 1조6120억원에서 2022년 3조8875억원으로 증가한다. 예산정책처는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2024년엔 4조28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RPS) 비용 정산금이란 태양광·풍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보조금을 주는 것을 말한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원자력이나 석탄에 비해 발전 단가가 비싸 전력 시장에서 경쟁이 안 되다 보니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녹색 성장’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 때 도입됐으나, 현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정산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결국 국민의 전기료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한전이 발전사들에 RPS 비용을 정산해준 뒤 이를 국민들에게 걷는 전기료로 회수하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탈(脫)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현 정부 임기 내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공언했으나, RPS 비용 정산금이 이처럼 폭증하면 전기료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인데도 여당은 신재생 발전 비율을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신재생에너지법’(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은 발전 공기업들의 신재생 발전 비율을 10%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 개정안은 신재생 발전 의무 비율 상한선을 없애고, 매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개정 법안이 통과되면 발전 공기업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태양광·풍력발전을 크게 늘릴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전기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주환 의원은 “현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가계와 기업 경제의 어려움은 도외시한 채, 전기료 급등을 불러올 태양광·풍력발전 확대를 맹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는 태양광·풍력 확대 정책이 전기료를 얼마나 올리게 될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