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국내 주요기업 사옥 모습./연합뉴스

코로나 2차 확산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도로 꺾였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 등이 포함된 비(非)제조업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합친 전(全) 산업 BSI는 이달 64로 전달(66)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 여파로 지난 4월 51까지 떨어졌던 전 산업 BSI는 8월 66으로 넉 달 연속 상승했지만, 8월 중순부터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도로 주춤했다.

BSI는 전반적인 기업경기와 재고상황, 설비투자 상황, 인력사정, 신규수주와 매출, 가동률, 채산성, 자금 사정 등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응답이,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는 뜻이다.

제조업 BSI는 전월 66에서 이달 68로 소폭 상승했다. 특히 제조 대기업은 전월(70)보다 5포인트 상승한 75로 집계됐다. 철강 제품 가격이 회복되는 등 1차 금속 관련 기업들의 업황이 크게 개선됐고, 화학제품 관련 업종도 원유가격 하락 덕분에 마진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전달보다 나아졌다.

이에 비해 제조 중소기업은 전월(62)보다 4포인트 하락한 58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은 전월(66)보다 4포인트 하락한 62였다. 게임 등 정보통신업 업황이 전월에 비해 나빠졌고,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내수 부진에 도소매업 업황도 도로 주저앉은 결과다.

한국은행 기업통계팀 관계자는 “20일까지 수출이 괜찮았고, 전자·영상·통신장비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업종의 업황이 개선된 결과 전체 제조업 BSI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달에 기업인들이 느낀 체감 경기는 기준치인 100보다는 한참 낮은 수준이고, 코로나 직전인 올 1월(75)과도 차이가 상당하다. 다음 달엔 경기가 어떨지 물은 결과, 전 산업 평균치는 4포인트 하락했다. 역시 제조 중소기업, 비제조업에서 다음 달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봤다.

이번 조사는 이달 14~21일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