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감시위)와 면담했다.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와 면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측에 준법 경영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자, 지난 1월 삼성이 만들어 7개 주요 계열사와 협약을 맺어 출범시킨 독립 위원회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준법감시위는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 있는 사무실에서 정기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은 정기회의에 앞서 1시간 동안 준법감시위와 면담을 가졌다. 이날 면담은 준법감시위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은 (준법감시위) 위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며 “면담은 격의 없이 진행됐고, 위원들과 이 부회장은 향후에도 자주 이러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또 “이 부회장은 지난번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들께 약속한 부분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참석자들은 “이 부회장이 주로 준법감시위원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회의 분위기는 진지하고 다소 긴장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읽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고, ‘무노조 경영’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한 임원이 국회 출입기자 등록증을 이용해 국회 건물을 드나들었다는 의혹에 대해 전날 사과를 표한 데 이어 재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의 임원 한 사람이 매일같이 의원실에 찾아왔다”며 “출입 경위를 알아보니 한 언론사의 기자출입증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임원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국회를 출입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해당 임원은 오늘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해 즉각 수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