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이 부회장은 푹 총리와의 면담에서 삼성의 베트남 사업 현황과 코로나 19 장기화 대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19일 오후 대한항공 전세기편을 이용해 2박 3일 일정으로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지난 14일 네덜란드 출장에서 귀국한 지 5일만에 해외 출장을 다시 떠났다. 삼성은 지난 1995년 베트남 호치민에 삼성전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최대 휴대전화 생산 기지다.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휴대전화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서 나온다.
이 부회장과 푹 총리의 면담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주호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부사장) 등이 배석했다. 베트남 정부 측에선 총리실, 정보통신부, 기획투자부, 재무부 관계자들이 면담에 참석했다.
이날 면담에서 이 부회장은 푹 총리에게 올해 베트남이 인구 7억명에 달하는 아세안 의장국을 맡고, UN안전보장 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이 코로나 19 방역 활동에 성공하면서 경제발전을 유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며 “베트남을 방문할 때마다 새로 지은 건물과 거리, 좋은 호텔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푹 총리와 약속했던대로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에 공사를 시작한 R&D센터를 2022년 말부터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는 연구인력 약 3000명이 일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베트남 현지 기업과 협력해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 중이라는 점도 소개했다.
푹 총리는 이 부회장에게 추가 투자를 통해 베트남에 전기, 전자 분야의 공급망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푹 총리는 이와 함께 이 부회장에게 삼성이 안정적인 경영을 통해 베트남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푹 총리는 또 삼성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최고의 여건을 마련해주겠다는 점을 밝혔다고 한다.
이 부회장이 푹 총리와 만난 건 이번이 세번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국-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한한 푹 총리를 만났고, 지난 2018년 10월에는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나 푹 총리와 면담을 갖고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