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기자 시절 인연을 언급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박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993년 이건희 회장님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와 반도체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오늘의 삼성은 이건희 회장님의 ‘반도체 사랑’이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프랑크푸루트 신경영 선언은 이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호텔에서 임직원을 모아놓고 “마누라,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라”며 지시한 경영 지침이다.
박 장관은 “MBC 경제부 기자 시절 1980년대 말 어느 해 여름 제주도 전경련 세미나에서 한 시간가량 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출입기자들과 강의 겸 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며 “당시 대학생이던 이재용 부회장이 뒷자리에 함께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회장은)게토레이 한 잔을 물컵에 따라놓으시고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반도체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며 ‘난 지금 반도체에 미쳐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박 장관 “영화 천칭 떠올리며 이 회장 애도”
이 회장이 소개한 일본 유학생 시절 일화도 전했다. 박 장관은 “유학 시절 외로웠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 영화를 혼자 많이 보셨다고도 했다”며 “특히 일본 영화 ‘천칭’(천칭의 시)은 선대 이병철 회장이 강력히 추천해 주셔서 여러 번 봤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천칭의 시는 1990년대에 나온 일본 영화로, 어느 마을 솥뚜껑 판매회사의 후계자 양성과정을 다룬 영화다.
박 장관은 “천칭을 수소문해 저도 봤다”며 “진정으로 내가 파는 물건에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진심이 전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였다”고 했다. 그는 “오늘 영화 천칭을 다시 떠올리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를 이룬 이건희 회장님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