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한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한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들은 지난 5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내 애스톤하우스에서 지난달 부친을 잃은 이 부회장을 위로하기 위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은 이들 중 가장 맏형인 최 회장이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 대해 한 재계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정의선 회장은 서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개별적인 만남을 종종 가져오고 있었다"며 ”지난해 6월 한국을 찾은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의 승지원(삼성그룹 영빈관) 회동 이후, 4 대 그룹 또는 5대 그룹 총수들의 회동은 거의 정례화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시 이들은 빈살만과의 차담회 직후 이 부회장 자택에서 별도의 회동을 갖기도 했다. 이 인사는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주로 4대 그룹 총수들이 자주 모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올 들어 코로나 사태로 해외 출장이 거의 없어지다 보니, 이들의 회동이 더 잦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부친상을 치른 이 부회장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업적을 기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에 대해서는 축하 인사 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달이면 환갑(還甲)을 맞는 최 회장의 거취 등과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박용만 회장 뒤를 이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SK-LG의 배터리 소송전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워낙 민감하고 무거운 사안이기 때문에 저녁 자리 주제로는 적당치 않다", “최종적으론 총수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에 배터리 소송전과 관련한 대화를 빼놓을 순 없다" 등 해석이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