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아우만 FCA코리아 신임 사장이 18일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랭글러의 전동화 버전인 ‘랭글러 4xe’의 국내 출시 소식을 알리며 “역사상 가장 강력한 랭글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랭글러는 지프(Jeep)의 주력 SUV 모델로, 새로 선보일 랭글러 4xe는 지난 9월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버전이다.
이날 화상 채팅으로 진행된 간담회는 지난 8월 중순 새로 취임한 아우만 사장의 첫 대외 인터뷰였다. 아우만 사장은 인터뷰에서 “지프 브랜드 80주년을 맞은 내년은 최고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랭글러 4xe를 비롯한 다양한 신차 출시로 ‘1만대 클럽’에 재진입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놨다. 1만대 클럽은 수입차 판매성과의 주요 지표로 연간 판매량이 1만대 이상인 브랜드를 말한다. 지프는 작년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여파로 재고가 부족해 밀려났다.
아우만 사장은 기업문화 개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FCA코리아 내에 존중과 포용성에 기반한 문화를 만들겠다”며 “늘 개방적이고 존중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내 문화뿐 아니라 판매대리점과 고객 대응까지 포함된 이야기였지만, 전임자가 불미스런 일로 회사를 그만둔 만큼 시사하는 바가 컸다. 파블로 로쏘 전임 FCA코리아 사장은 지난 7월 사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및 폭행 의혹 제기돼 직무가 정지되고 결국 회사를 나갔다.
FCA그룹 산하의 피아트, 크라이슬러, 알파 로메오 등 지프 외 다른 자동차 브랜드를 들여오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아우만 사장은 “현재 (FCA코리아가) 집중해야 할 브랜드는 지프”라며 “우선 지프의 새로운 전동화 라인인 4xe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랭글러에 이어 컴패스와 레니게이드 등 다른 모델 역시 전동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그는 “앞으로 고객들의 수요가 있다면 피아트나 크라이슬러를 론칭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다른 브랜드의 국내 진출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이밖에 아우만 사장은 올해 말까지 서비스센터를 추가 개소하고 내년엔 더욱 확장하는 등 지프 구매 고객들이 더 많은 편의성을 느낄 수 있게끔 인프라시설 확충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고객들이 말하는 지프 서비스의 긴 대기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프라를 더 확대할 것”이라며 “서울이든 부산이든 제주도든 지프 고객이라면 어디든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새로 FCA코리아를 이끌게 된 아우만 사장은 미국 국적으로 1999년 FCA에 입사한 뒤 재직 기간 전반에 걸쳐 세일즈와 마케팅을 담당했던 ‘영업맨’이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7년을 보냈고 한국에 오기 전에는 중국에서 알파 로메오 브랜드를 총괄하는 사장직을 역임했다. 스스로를 “타고난 세일즈맨”이라고 소개한 그는 “한국 소비자 입맛에 꼭 맞는 한국 특화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